Attention-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ADHD) | Why Can't I Seem to Focus?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 왜 나는 집중을 못 할까?)

ADHD란 무엇인가?

주의력 결핍: 뇌의 필터가 약해진 상태

주의력 결핍은 단순히 집중을 못 하는 것을 넘어, 뇌의 정보 처리 방식과 관련된 복잡한 문제입니다. 우리 뇌의 앞부분에 위치한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은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뇌의 여러 기능을 총괄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이 지휘자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바로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을 관리하는 것인데, 여기에는 외부의 수많은 자극 중에서 현재 가장 중요한 정보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걸러내는 ‘주의력 필터’ 기능이 포함된다.
 
ADHD를 가진 사람의 뇌에서는 이 필터 기능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약하게 작동한다. 비유하자면, 여러 사람이 동시에 이야기하는 시끄러운 파티장에서 내가 대화하고 있는 상대방의 목소리에만 집중하는 것이 ‘주의력 필터’의 역할이다. 필터가 잘 작동하면 주변의 소음은 배경처럼 희미하게 처리되고 상대방의 목소리만 선명하게 들린다. 하지만 이 필터가 약하면 모든 소리가 비슷한 크기로 뇌에 들어와 어느 하나에 집중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ADHD를 가진 사람은 대화 중에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기 어렵고, 공부나 업무를 할 때 주변의 작은 소리나 움직임에도 쉽게 산만해진다. 또한, 한 가지 과제를 시작했더라도 새로운 자극이 나타나면 기존의 과제는 잊어버리고 새로운 것에 주의를 빼앗겨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는 의지나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신경생물학적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전전두피질의 기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Dopamine)과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의 불균형이 이 필터 기능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들은 여러 작업을 동시에 시작하지만 정작 끝내는 것은 거의 없는 패턴을 보이기도 하며,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자주 잊어버리거나 약속 시간을 놓치는 등 일상생활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는 마치 채널이 계속해서 저절로 돌아가는 라디오와 같아서, 하나의 주파수에 오랫동안 머무르지 못하는 것과 유사한 상태라고 이해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특성이 게으름이나 무책임함의 증거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과잉행동-충동성: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

과잉행동과 충동성은 ADHD의 또 다른 핵심적인 특징으로, 뇌의 ‘억제(Inhibition)’ 기능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는 마치 브레이크가 잘 듣지 않는 자동차와 같다. 운전자는 멈춰야 할 때를 알고 멈추고 싶지만, 브레이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생각처럼 차를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 뇌에서 이러한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곳 역시 전전두피질이다.
 
전전두피질은 상황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행동이나 말을 하고 싶은 충동이 들 때 이를 억제하고 통제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ADHD를 가진 사람의 뇌에서는 이 브레이크 시스템의 성능이 다소 떨어져 있다. 이로 인해 생각보다 말이 먼저 튀어나오거나, 다른 사람의 대화에 불쑥 끼어들고,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대답해버리는 등의 충동적인 모습을 보인다. 또한,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는 회의 시간이나 수업 시간에 꼼지락거리거나 다리를 떨고, 자리를 뜨는 등 신체적으로 끊임없이 움직이려는 욕구를 느끼는 과잉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행동은 단순히 부산스러운 것을 넘어, 내면의 안절부절못하는 느낌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뇌가 적절한 수준의 각성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극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용한 환경에서는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지고, 약간의 소음이나 움직임이 있을 때 더 안정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충동성은 단순히 말과 행동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쇼핑 중독, 즉흥적인 결정, 잦은 이직이나 갑작스러운 관계의 단절 등 삶의 중요한 결정에서도 위험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장기적인 보상보다 단기적인 보상을 선호하는 뇌의 보상 회로와도 관련이 깊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과잉행동-충동성 특성은 사회적 관계나 직업적 성취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으며, 본인 스스로도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좌절감이나 낮은 자존감을 느끼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는 성격적인 결함이 아닌, 뇌 기능의 차이로 인한 조절의 어려움으로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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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ADHD, 어떻게 다른가요?

어린 시절의 과잉행동은 어떻게 변하나요?

성인이 되면서 ADHD의 증상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양상이 변화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동기에 두드러졌던, 눈에 띄는 과잉행동, 즉 뛰어다니거나 시끄럽게 구는 등의 행동은 대부분 감소하거나 내면화된다. 성인 ADHD에서 과잉행동은 더 이상 신체적인 움직임으로만 나타나지 않고, ‘내면의 안절부절못함(Internal Restlessness)’이라는 형태로 변모한다.
 
이는 마음속이 항상 시끄럽고 분주하며, 차분하게 휴식을 취하는 것을 매우 어려워하는 느낌으로 표현된다. 겉으로는 조용히 앉아 있지만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생각이 끊임없이 충돌하고, 이로 인해 하나의 생각에 집중하거나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이러한 내면의 불안감은 다양한 형태로 표출된다. 예를 들어, 회의나 대화 중에 손톱을 물어뜯거나, 펜을 반복적으로 클릭하거나, 다리를 심하게 떠는 등의 사소하지만 멈추기 힘든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말이 매우 빠르고 많아지거나, 상대방의 말을 끊고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는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대화의 흐름을 방해하여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다른 형태는 ‘일을 벌이는’ 행동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취미나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바쁘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에 자신의 스케줄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꽉 채우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주의력 결핍 문제로 인해 시작한 일들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금방 흥미를 잃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무력감과 좌절감을 느끼기 쉽다. 이처럼 성인 ADHD의 과잉행동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내면의 특성으로 바뀌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물론 본인조차도 이것이 ADHD의 증상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저 자신을 ‘참을성이 없고 늘 불안한 사람’ 혹은 ‘산만한 성격’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성인 ADHD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증상의 변형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성인에게 더 두드러지는 증상은 무엇인가요?

성인 ADHD에서는 아동기보다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의 저하가 삶의 전반에 걸쳐 훨씬 더 두드러진 문제로 나타난다. 실행 기능이란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계획에 따라 행동을 시작하고, 시간과 자원을 관리하며, 감정을 조절하는 등 고차원적인 인지 능력을 총칭하는 말이다. 이는 우리 뇌의 ‘CEO’ 또는 ‘관제탑’과 같은 역할을 한다.
 
성인기는 학업, 직장 생활, 가정 관리, 재정 관리 등 복잡하고 다층적인 실행 기능을 요구하는 과제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이 기능의 결함은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한다. 구체적으로, 시간 관리의 어려움이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약속 시간에 항상 늦거나, 마감 기한을 맞추지 못하는 일이 잦다. 이는 시간을 비현실적으로 예측하거나,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나중에 해야지’라며 일을 미루는 ‘미루기(Procrastination)’는 성인 ADHD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인데, 이는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과제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게 느끼는 ‘과제 개시(Task Initiation)’의 어려움에서 비롯된다. 또한, 체계적인 정리 정돈 능력이 부족하여 집이나 책상이 항상 어수선하고, 중요한 서류나 물건을 잃어버리는 일이 잦다. 감정 조절의 어려움도 큰 문제다.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화를 내거나 좌절하고, 감정 기복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는 마치 감정의 볼륨 조절 장치가 고장 난 것처럼, 상황에 비해 훨씬 강렬한 감정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감정의 롤러코스터는 대인 관계, 특히 연인이나 부부 관계에서 잦은 갈등의 원인이 된다. 재정 관리 역시 마찬가지다. 충동적인 소비로 인해 빚을 지거나, 공과금 납부를 잊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이 모든 실행 기능의 문제는 개인이 독립적으로 삶을 꾸려나가야 하는 성인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해 직업적 실패, 관계의 불안정, 낮은 자존감 등 2차적인 문제로 이어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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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는 왜 생기고, 어떻게 관리하나요?

뇌의 어떤 부분이 관련되어 있나요?

ADHD는 의지나 성격의 문제가 아닌, 뇌의 구조적, 기능적 차이에서 비롯되는 신경발달장애다. 가장 핵심적인 관련 부위는 앞서 언급된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이다. 이곳은 뇌의 다른 영역들을 지휘하고 통제하는 ‘총사령관’과 같은 역할을 하며, 우리가 목표를 세우고, 집중하며, 충동을 억제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모든 과정에 관여한다.
 
ADHD를 가진 사람들의 뇌를 영상으로 촬영해보면, 이 전전두피질의 특정 영역의 부피가 약간 작거나, 활동성이 저하된 소견을 보이기도 한다. 이 총사령관의 지휘 능력이 다소 약한 것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 저하는 뇌의 신경망, 즉 뇌세포들 간의 소통 방식과도 관련이 깊다. 특히 ‘전두-선조체 회로(Fronto-striatal circuits)’라고 불리는 신경망이 중요하다. 이 회로는 전전두피질과 뇌 깊숙한 곳에 있는 ‘선조체(Striatum)’를 연결하는데, 선조체는 보상, 동기 부여, 행동 선택과 같은 기능을 담당한다. 즉,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하고(전전두피질)’, ‘그것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보상을 예측하는(선조체)’ 과정이 이 회로를 통해 이루어진다. ADHD에서는 이 회로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중요한 일에는 집중하지 못하고 당장 눈앞의 사소한 자극이나 즉각적인 보상에 더 쉽게 이끌리게 된다. 이처럼 뇌세포 간의 소통을 매개하는 것이 바로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이라는 화학 물질이다.
 
ADHD와 관련하여 가장 주목받는 신경전달물질은 ‘도파민(Dopamine)’과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이다. 도파민은 ‘동기 부여’와 ‘보상’, ‘집중력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노르에피네프린은 ‘각성’, ‘주의력’, ‘경계심’을 조절한다. ADHD를 가진 사람의 뇌에서는 이 두 가지 물질의 조절 기능이 비효율적이거나, 혹은 뇌세포 사이에서 제대로 재활용되지 않아 신호 전달 효율이 떨어진다. 마치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우편배달부가 부족하거나, 배달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과 같다. 이로 인해 총사령관의 명령이 각 부대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서 주의력, 충동 조절, 실행 기능 전반에 걸쳐 어려움이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ADHD는 유전적 요인이 매우 강한 질환으로, 연구에 따르면 유전율이 60-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부모 중 한 명이 ADHD가 있을 경우 자녀에게도 나타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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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치료는 어떤 원리로 작용하나요?

ADHD 약물 치료의 원리는 부족하거나 비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약물은 메틸페니데이트나 암페타민 계열의 ‘중추신경자극제(Psychostimulants)’다. ‘자극제’라는 이름 때문에 약을 먹으면 더 흥분하고 산만해지는 것이 아닐까 오해하기 쉽지만, ADHD를 가진 뇌에는 정반대의 효과를 나타낸다.
 
이 약물들은 뇌의 전전두피질에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시냅스 내 농도를 증가시키는역할을 한다. 구체적으로는, 신경세포(뉴런) 사이의 신호를 전달하고 난 뒤 회수되는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양을 줄여, 결과적으로 신경세포 사이 공간인 ‘시냅스(Synapse)’에 더 많은 신경전달물질이 머물도록 만든다. 이는 마치 메시지를 전달하는 우편배달부의 수를 늘리거나, 이들이 더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과 같다. 이렇게 신호 전달 효율이 높아지면, 기능이 저하되어 있던 전전두피질, 즉 뇌의 총사령관이 비로소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된다. 약해져 있던 ‘주의력 필터’가 강화되어 주변의 불필요한 자극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중요한 정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제대로 작동하지 않던 ‘브레이크 시스템’이 복구되어 충동적인 말과 행동을 스스로 통제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이로 인해 환자는 내면의 혼란스러움이 줄어들고, 차분하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많은 환자들이 약을 복용한 후 “머릿속의 소음이 사라지고 고요해졌다” 또는 “안개가 걷히고 세상이 선명하게 보이는 느낌이다”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즉, ADHD 약물은 무언가 새로운 능력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뇌가 원래 가지고 있었지만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던 조절 능력을 최적의 상태로 ‘튜닝(Tuning)’해주는 역할을 한다. 약물 치료는 ADHD 관리의 매우 효과적인 도구이지만, 이것이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다. 약물 치료를 통해 집중력과 충동 조절 능력이 향상된 상태에서, 시간 관리 기술, 정리 정돈 방법, 감정 조절 전략 등을 배우고 연습하는 인지행동치료(CBT)를 병행할 때 가장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약물이 뇌의 하드웨어를 최적화해준다면, 행동 치료는 그 위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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